F1963에 갔을 때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별 기대 없이 들어간 전시에서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나서 그 작품에 대해 느낀 점을 써 보려 한다.

 

유은석 작가의 <우린 때론 너무 치열하지 않나>라는 작품이었다. 마블 유니버스 히어로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가 심각한 표정으로 싸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뿅망치 게임을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우리 모두는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문제로 너무나 괴롭고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문제의 해결여부와는 관계없이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예전의 치열했던 나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그걸 그렇게까지 노력했었나' 하는 약간의 애잔함, 그렇게 치열하게 노력했던 경험이 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섞여 좀 복잡한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이 작품에서의 히어로들도 싸울 당시엔 절체절명의 순간이였지만 모든 일들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웃음이 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나고 보면 별 것 아닌 일이라고 그 문제를 지나치거나 회피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문제, 상황, 목표가 있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을 했든 실패를 했든 경험을 쌓아 나에게 후회가 아닌 웃음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패해도 경험은 남지만, 회피하면 남는 것은 후회 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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