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은 윤동주가 아닐까? 나 역시 윤동주의 시를 좋아해서 전집을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윤동주의 시로 과제를 하면 행복할 것 같아 오랜만에 책을 폈는데 이 시가 마음에 들어왔다.

 

윤동주는 1939년부터 1940년 12월까지 일 년 이상 시를 쓰지 않았다. 그 시기 우리나라는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으로 우리의 말과 성을 빼앗기고 심지어 윤동주의 스승이 일제의 정책과 반대로 조선어 수업을 열었다가 체포되었다. 윤동주는 참담한 심정에 시를 쓰지 못했을까? 이후 윤동주는 <위로>, <팔복>, <병원> 이 세시를 비슷한 시기 써내면서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중 <위로>와 <병원>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중 <병원>은 아주 유명한 시이다. 윤동주는 <병원>이 자신의 대표작이라 생각해 시집 제목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아니라 <병원>으로 하려 했다. 나 역시 <병원>을 좋아하지만, <위로>가 지금 나에게 더 와닿는 이유는 무엇일까. <병원>에선 화자가 가만히 병실로 돌아간 여자가 누웠던 자리에 그의 쾌유를 바라며 누워보지만, <위로>에서는 그에게 위로를 건네기 때문인가 보다.

 

화자는 자신이 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 하지만 화자가 거미줄을 헝클어서 다음 나비는 꽃밭에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위로의 힘을 믿는다. 긴 간병생활에 지쳤을 때 한 간호사 선생님이 건넸던 위로의 말은 얼마나 따뜻했었나. 환자와 환자의 가족이 병원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의료인은 간호사이다. 그래서 간호사는 환자의 신체적 상태, 정서적 상태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의료인이다. 환자의 보호자인 나에게 그런 이가 건네는 위로는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진심으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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